무지.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에서 이야기를 출발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모르는 것을 알아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직업을 가진 이상, 무지는 부끄러움이 아니라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무엇을 모르는지 알기 위해 항상 달고 다니던 것이 물음표였고, 넓은 의미의 대화를 통해 느낌표를 만들어가며 걸어왔다. 모르는 것이 있다는 것에 행복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리라는 희망도 갖고 있다. 

느낌표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탐험의 시작을 의미하고, 때로는 지독한 자기반성을 가져온다. 그리고, 새로운 물음표를 달게 된다. 이런 연쇄반응이 살아온 작동방식일테지.

하지만, 좀처럼 버려지지 않는 전형성으로 이루어진 지독한 일부에 대해 느낌표를 쌓아두고 걸어둔 물음표를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 비난이 날아왔다. 가장 아픈 부분에 정면으로 남은 상처는 처음으로 물음표를 내려놓고 느낌표를 묻어버릴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잔혹하다. 계속 스스로에게 물음표를 던져서 합리화를 해도, 상처받은 감정이 좀처럼 낫지 않는다.

차라리, 그냥 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