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래.

요즘 기분 같아서는, 연주하고 있는 음악에서 괴리감을 느낀다. 도무지 감정을 실을 수가 없다. 사랑스럽기만 했던 베이스의 넥이 두렵고, 페달보드의 노브들이 빤히 쳐다보는 것 같다. 

연주를 하면서는 계속 눈물이 흐를것만 같다. 연주하고 있는 음악에 감동을 받아서가 아니라, 그냥 우울해서 쏟아져나와버릴 것 같다. 그러니까, 음악이 우울해서가 아니라, 그냥 우울해서 쏟아져나와버릴 것 같다.

차라리, 코드를 작성하고 이리저리 치이는 회사일이 낫다.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었느냐고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그때 어떻게 했느냐하면.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놀았다.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아무것도 안하고 있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거니와.

뭐. 그런.

리듬에 몸을 싣고, 꿈틀거리는 흐름을 담아, 감정을 담아내던 순간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이렇게 토해내면 좀 나을까 싶어서. 토해내긴 하지만… 과연.

과연….